고령화와 복잡한 병원 이용 절차 속에서 등장한 중국의 새로운 동행서비스
병원동행서비스는 한국에만 있는 서비스일까요?
중국에서도 혼자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을 대신해 접수, 진료 대기, 검사, 수납, 약 수령 등을 돕는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을 주로 ‘陪诊师(페이전스)’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는 ‘병원 동행 도우미’ 또는 ‘진료 동행인’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병원동행매니저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운영방식과 자격제도, 시장이 형성된 배경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국의 병원 동행 도우미가 등장한 이유와 실제 업무, 이용 대상, 자격제도의 현실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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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병원 동행 도우미가 고령 환자의 진료 일정과 병원 이용 절차를 확인하는 모습 |
중국에서 병원동행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
중국에서도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60세 이상 인구는 3억 1,03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2.0%를 차지했습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2억 2,02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6%였습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자녀가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거나, 가족이 직장 문제로 병원에 함께 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형병원은 규모가 크고 이용자가 많아 진료과와 검사실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모바일을 통한 예약과 결제 등 병원서비스의 디지털화도 고령자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와 함께 병원을 방문해 복잡한 절차를 지원하는 병원 동행 도우미가 등장했습니다.
‘陪诊师’는 어떤 일을 할까요?
중국의 병원 동행 도우미는 환자를 대신해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환자가 병원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동과 행정절차를 지원하는 역할이 중심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병원과 진료과 위치 안내
- 진료 예약 내용 확인
- 접수와 순번 확인
- 진료 및 검사 대기 지원
- 검사실과 진료실 이동 안내
- 수납과 처방전 수령 지원
- 병원 내 약국에서 의약품 수령 지원
- 다음 진료 및 검사 일정 확인
- 보호자에게 진행상황 전달
업체와 서비스 상품에 따라 환자의 집에서 병원까지 동행하거나, 병원 안에서만 만나 진료 절차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단, 동행 도우미는 의사가 설명한 내용을 임의로 해석하거나 환자를 대신해 치료를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의료서류 서명이나 수술 동의처럼 법적인 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업무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노인만 이용하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중국의 병원동행서비스는 고령자가 주요 이용자이지만 노인만을 위한 서비스는 아닙니다.
혼자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다양한 상황에서 서비스를 찾을 수 있습니다.
- 자녀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
-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환자
- 낯선 지역의 대형병원을 방문한 환자
- 가족이 병원에 동행하기 어려운 직장인
- 검사나 시술 후 혼자 귀가하기 어려운 환자
- 임신·출산 관련 진료를 받는 사람
- 장시간 진료와 검사가 예정된 환자
이처럼 중국의 병원동행은 고령자 돌봄뿐만 아니라 복잡한 병원 이용을 대신 도와주는 생활지원 서비스의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병원동행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중국에서는 병원동행 전문업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하는 방식이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 동행 도우미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직접 이용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용자는 병원, 진료 날짜, 필요한 시간과 지원 범위를 전달하고, 업체나 플랫폼은 조건에 맞는 동행 도우미를 배정합니다.
그러나 업체 소속, 플랫폼 활동자, 개인 활동자의 교육과 관리 수준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비용도 도시와 병원, 이용시간, 업무 범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가장 저렴한 서비스를 선택하기보다 신원확인과 계약 내용, 사고 대응방식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에 국가공인 병원동행 자격증이 있을까요?
중국에서도 병원동행 관련 교육과 민간 자격증을 홍보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국가 차원의 병원 동행 도우미 자격체계가 완전히 마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부 교육기관에서 발급하는 수료증이나 능력증명서가 국가공인 직업자격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혼란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중국에서 병원동행 관련 자격증을 알아볼 때도 발급기관, 교육내용, 실제 채용 활용 여부를 구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이는 한국에서 병원동행매니저 민간자격증을 알아볼 때 발급기관과 등록 여부, 교육과정과 취업 연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의 병원동행서비스는 필요한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 서비스 품질의 차이
통일된 교육과 관리기준이 충분하지 않으면 동행 도우미의 경험과 능력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책임 범위의 불명확성
이동 중 사고가 발생하거나 환자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을 때 업체와 동행 도우미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환자의 위임 없이 수술동의서와 같은 의료문서에 대신 서명하는 것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3. 개인정보 유출 우려
병원동행 과정에서는 환자의 이름, 연락처, 질병, 검사 결과와 복용약 등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관하고 전달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4. 불법 진료 알선 가능성
일부 서비스가 특정 병원이나 의료진의 예약을 보장한다고 광고한다면 정상적인 동행서비스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병원동행을 빙자한 불법 예약 알선이나 브로커 활동과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5. 불안정한 근무환경
플랫폼 수수료와 이동시간, 대기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수입이 광고와 다를 수 있습니다. 매니저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계약과 보험도 필요합니다.
상하이는 공공 영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시는 2025년 노인을 위한 의료지원·병원동행서비스 시범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민정 부서와 위생건강 부서, 의료기관, 노인복지기관, 교육기관 등이 협력해 병원동행 인력을 교육하고, 노인의 병원 이용을 돕는 방식입니다.
상하이시가 발표한 2026년 자료에 따르면 11개 구에서 관련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1,700여 명이 지역 교육에 따른 병원동행 관련 자격을 갖췄으며 310여 개 노인복지기관에서 전문적인 의료지원 동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말하는 자격은 상하이의 시범사업과 교육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중국 전역에 적용되는 하나의 국가공인 자격증과 동일하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중국에서도 민간 중심으로 성장하던 병원동행서비스를 교육과 서비스 기준, 의료기관 및 노인복지기관의 협력을 통해 체계화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병원동행은 무엇이 다를까요?
한국과 중국의 병원동행서비스는 혼자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환경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한국은 지방자치단체의 병원안심동행사업과 민간 전문업체, 플랫폼이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 중국은 민간업체와 플랫폼, 개인 활동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한 뒤 일부 지역에서 공공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두 나라 모두 민간자격이나 교육 수료가 실제 취업과 안정적인 소득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 두 나라 모두 의료행위와 치료 결정은 동행인의 업무가 아닙니다.
- 개인정보보호, 사고 발생 시 책임, 서비스 기준과 실무교육이 공통적인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볼 때는 직업의 이름만 비교하기보다 누가 운영하고, 어떤 교육을 받고, 어디까지 지원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핵심 정리
- 중국에서는 병원 동행 도우미를 주로 ‘陪诊师’라고 부릅니다.
- 진료 예약과 접수, 대기, 검사실 이동, 수납, 약 수령 등을 지원합니다.
- 주요 이용자는 고령자이지만 직장인, 임산부,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동행 도우미는 의료인이 아니므로 진단이나 치료 결정, 임의적인 의료서류 서명을 해서는 안 됩니다.
- 중국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국가공인 병원동행 자격체계가 완전히 마련된 것은 아닙니다.
- 상하이에서는 노인복지기관과 의료기관이 협력하는 병원동행 시범사업과 인력교육을 추진했습니다.
- 중국도 개인정보보호, 책임 범위, 서비스 품질과 불법 진료 알선 문제가 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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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중국의 병원 동행 도우미는 고령화와 가족구조의 변화, 복잡한 대형병원 이용 절차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생활지원 서비스입니다.
환자 곁에서 접수와 진료, 검사, 수납, 약 수령을 돕는다는 점은 한국의 병원동행매니저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별개로 서비스 기준, 교육체계, 책임 범위와 개인정보보호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상하이의 시범사업은 민간서비스에 머물던 병원동행을 노인복지기관과 의료기관이 협력하는 지역 돌봄서비스로 체계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해외의 병원동행서비스를 살펴보는 이유는 어느 나라의 제도가 더 좋다고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각 나라가 혼자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한국의 병원동행서비스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지 생각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참고자료
